나는 도쿄의 쓰레기.


그렇다. 나는 도쿄의 쓰레기다.


나는 보잘것 없고 하찮은 존재다. 형편없고, 또한 더러운 존재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렇게나 말을 할 수 있다. 쓰레기라서 어떤 주제로든 어떤 이야기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언어는 쓰레기의 언어라서 누구도 신경 쓸 필요 없다. 누가 쓰레기를 신경 쓰겠는가.
도쿄의 쓰레기가 말한다.

예쁘고 늘씬한 여자의 품에 안겨서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그 여자의 부드럽고 따뜻하고, 향긋한 향이나는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작 거리면서 나근 나근하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고 싶다. 이름도 잘 모르는 나보다 2살 많은 같은 반 여자를 비롯한 같은 반 사람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일. 원래 그렇게 말이 없느냐며 추궁을 받았던 일. 그리고 같은 반 사람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라며 강요하고 입을 열때마다 주목받아 동물원 원숭이 취급을 당했던 일. 그 자리는 친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친해지기 어려움을 느꼈던 일.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 자리에 나가 술을 마실게 아니라, 집에서 혼자 TV보며 맥주나 마셨어야 했을 일. 그 자리에 나가 좀 친해져 보겠다고, 돈도 시간도 에너지도 심력도 다 소모된 일. 같은 반 남자가 말 안한다고 갈구면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소모적인 질문을 하지 않고,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다고 생각한 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취해서 너무나 졸렸기에 집으로 겨우겨우 걸어온일. 그러다 너무 졸려서 길가에 세워진 자전거 더미에 부딪힌 일. 도쿄의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넘어뜨려 결국은 세운 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멀고 피곤했던 일. 자고나니 속이 너무 쓰려서, 돈키호테에서 사 놓았던 신라면을 먹은 일. 규동 한 그릇도 먹은 일. 많이 지치고 서글픔을 느꼈던 일. 다음 할 일을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해야 한다는 일.

지금 이 순간 어느 여성이라도 좋으니 그 사람의 품에 안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 이런 내 글을 보면서 여자들이 나를 저질이고 변태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예상하는 일.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내가 가진 생각이라는 일. 나를 사랑해준 여인들이 나를 품에 안안았던 일.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면 왠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생각난다는 일. 나를 사랑해주는 여자를 품에 안지 못한 시간이 너무 길고 길다는 일. 

1